지난 번 글에서는 인솔제작공정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알아보았습니다. 인솔공정과 연계하여 EVA폼을 접착하여 롤형태로 제작한다음 EVA폼을 스카이빙하게 됩니다. 이렇게 스카이빙된 EVA폼 롤은 합포공정으로 가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앞서 언급된 EVA폼 롤 다음 공정인 합포공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합포공정 역시 공장에서는 아웃사이드 공정에 해당되어 합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다소 생소할 수도 있습니다.
합포란
합포라는 용어는 원단을 합친다는 뜻입니다. 한자에서 합포(合布 : 합할 합, 베 포)라는 글자들이 조합해서 만들어진 단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영어로는 Lamination 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이 용어는 신발을 만드는 회사 뿐만 아니라, 원단을 만드는 산업에서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로써, 이종(異種) 원단이나 자재를 케미컬(접착제)를 사용해서 합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서 인솔공정에서 생산된 EVA폼과 메쉬 원단을 합쳐서 하나의 자재로 만드는 것이 하나의 예가 될 수 있습니다.
합포공정의 위치
합포공정은 어디에 위치하는가를 살펴보면, 갑피를 제작하는 공정의 처음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신발제작공정을 간단하게 나타내었습니다. 아래의 공정도를 다시 한번 숙지하시고, 전체를 들여다 본다면 신발제작 공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앞 글에서 다루었던 인솔공정은 추후 제조공정으로 연결됩니다. 즉, 만들어진 인솔은 신발 제조공정의 사상공정에서 삽입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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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제작공정, 합포공정 |
합포공정이 중요한 이유?
합포공정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소비자가 신발을 볼 때 고려하는 요소를 크게 본다면 디자인, 착용감이 될 것입니다. 디자인적인 요소에서 신발 갑피의 품질을 포함하게 되는데, 이때 합포가 제대로 되어야만 그 품질적인 부분을 완성해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합포공정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자재와 자재가 제대로 접착이 되지 않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갑피의 모양이나 칼라 부분이 변형이 오게 됩니다. 이러한 불량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에 대한 관리가 합포공정에서 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합포공정과 설비
합포공정에서는 합포를 위한 설비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필요한 설비를 통상적으로 합포기(Lamination Machine)라고 부릅니다. 신발공장에서는 주로 세가지 타입의 합포기가 사용되는데, 그 설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수성합포기
- 핫멜트 합포기
- 스티커 합포기
이 세가지 타입의 합포기는 사용되는 목적과 특성이 다른데, 어떠한 종류의 자재가 필요한가에 따라 위와 같이 구분될 수 있습니다. 고객으로부터의 오더(Order)에 따라 신발의 모델이 정해지고, 이에 대한 사용자재가 결정이 됩니다.
이때 필요한 자재를 합포하게 되는데, 자재의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합포기를 사용하게 됩니다.
수성합포기
수성합포기는 영어로 Water Based Lamination Machine 이라고 합니다. 흔히 알고 있는 수성(水性)과 유성(油性)이란 단어가 여기에 적용됩니다. 접착에 사용하는 케미컬의 성분이 물과 희석되는 성분이냐, 기름과 희석되는 성분이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입니다.
수성합포기는 합포를 위해 사용하는 접착제(시멘트)를 물과 희석하여 제조합니다. 이를 공장에서 직접적으로 제조하기보다는 케미컬 납품업체를 통해서 적절한 비율로 만들어진 제품을 납품 받습니다.
아래는 이탈리아의 합포기 제조사 PCM社의 링크입니다. 전반적인 합포기 타입들을 참조할 수 있습니다.
대만 합포기 브랜드
최근에는 공장에서 생산되는 합포기를 대만산으로 구입하는 추세입니다. 그렇다고 한국에 합포기를 만드는 기업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신발쪽이 아닌 다른 산업군에서 원단을 합포하는 분야에서는 여전히 합포기를 제조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신발산업 관련하여서는 대만, 중국 등으로 그 구입처가 이동하는 추세입니다. 이는 기계를 제작하는 원가적인 측면에서 더 저렴하고, 기술적 수준 및 가공수준 등이 많이 안정화 되었기 때문입니다. 요약하면 가성비가 좋다는 뜻입니다.
아래는 대만업체 중 하나인 예싱 합포기 동영상입니다. 유튜브 등에서 신발과 관련된 합포 동영상이 적절한 것을 찾기가 힘드네요.
수성합포기의 구조 및 각 구성의 역할
수성합포기의 구조와 각 부분에 대한 기능적 부분에서 간단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합포기는 크게 본다면 아래와 같이 그 기능적인 부분이 구분이 됩니다.
언와인딩 시스템(Unwinding System)
언와인딩이란 원단을 풀어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원단 롤을 언와인더(Unwinder)에 올려서 풀어주게 되는데 위 공정도에서는 두 군데에서 언와인딩을 하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메시원단을 1번 언와인더에 걸고, EVA폼 원단을 2번 언와인더에 걸어서 롤코터가 있는 코팅시스템까지 보내 주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언와인딩 할때 원단의 장력(tension)을 잘 유지해주어야 합니다. 두 원단의 텐션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할 경우, 합포시에 주름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풀칠 및 코팅 시스템(Glue and Coating System)
이 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롤코터(Roll Coater)입니다. 롤코터는 크게 세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코팅롤 2)닥터롤 3)닥터 블레이드 가 핵심부분 입니다.
코팅롤과 닥터롤 간의 간격을 조정하는 것이 곧 도포되는 풀의 두께를 정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핵심되는 기술은 롤간격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것과 두 개의 롤의 평탄도를 맞추는 것이 됩니다. 합포기에서 가장 정밀한 가공이 필요한 부분이 이 시스템 입니다.
롤코터는 보통 세밀한 메쉬형태로 가공을 하여 그 틈사이에 스며든 풀(접착제)를 원단 혹은 폼(Foam)자재에 코팅하게 됩니다.
합포 시스템(Lamination System)
이 부분에서는 건조롤 혹은 건조 드럼이 위치하게 됩니다. 합포의 특성에 따라 건조드럼을 1개 혹은 2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풀칠이 된 원단과 합포가 될 원단이 건조드럼을 타고 들어가면서 합쳐지게 됩니다. 원단이 합쳐지기 전에 스프레에 롤러(Spread Roller)가 원단을 바깥쪽으로 펴 주면서, 합포될 때 주름이 생기지 않도록 합니다.
원단이 겹쳐지면 건조드럼을 둘러싼 벨트를 따라서 원단이 들어가게 되고, 압착과 건조가 함께 진행 됩니다. 건조드럼을 위한 열매체는 전열실과 열매유 방식이 있으나, 최근에는 전열식 방식으로 전환하는 추세입니다.
전열식이라 함은 전기 히터봉을 건조드럼에 삽입해서 지속적으로 열을 가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쿨링 시스템(Cooling System)
열에 의해서 건조된 합포원단을 식혀주는 부분입니다. 현장에서는 이 기능을 필요로 하는지 아직은 좀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리와인딩 이후에 별도의 숙성기간을 거치기 때문에 이 구간이 꼭 필요한지 아닌지에 대한 검증은 아직 더 필요해 보입니다.
리와인딩 시스템(Rewinding System)
리와인딩 시스템은 최종적으로 합포가 완료된 원단을 다시 감아주는 부분입니다. 이 공정에서도 중요한 것은 텐션 콘트롤과 EPC(Edge Position Control)기능입니다. 즉, 장력과 원단 끝의 위치제어를 잘 해주어야 제대로 원단이 틀림없이 감겨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핫멜트 합포기
핫멜트 합포기는 원단과 원단 사이에 핫멜트를 매개체로 하여 합포를 하는 설비입니다. 핫멜트를 접착제로 적용하는 방식은 두가지가 있는데, 공장의 상황이나 선호도에 따라서 구분될 수 있습니다.
핫멜트 합포방식
- 핫멜트 필름을 적용하는 방식
- 핫멜트 어플리케이터를 적용하는 방식
핫멜트 필름방식
이 방식은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합포방식입니다. 원단과 원단 사이에 핫멜트 필름을 삽입하고, 히팅 챔버를 통과하면서 핫멜트를 녹인 후, 롤에 압착하는 방식입니다.
원단을 배열하는 방식은 크게 아래와 같이 분류할 수 있습니다.
- 2layer : 원단1+핫멜트 필름+원단2
- 3layer : 원단1+핫멜트 필름+원단2 +핫멜트 필름 + 원단3
- 이형지 : 이형지+핫멜트+원단
아래의 그림을 참조하시면 좀 더 이해가 잘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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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멜트 필름 합포방식 |
핫멜트 필름 합포기의 구성
다음 그림에서는 필름합포기의 구성부를 도면으로 나타내었습니다. 합포기의 종류가 다양하게 많지만, 신발공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합포기 형태이며, 공장의 특성과 운영방식에 따라 다른 타입의 합포기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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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멜트 합포기 기능구분, 예싱합포기(yessing machine) |
핫멜트 합포기의 각 기능은 아래와 같이 크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 언와인더
- 챔버
- 롤압착
- 리와인더
언와인딩 시스템(Unwinding System)
앞서 수성합포기에서 설명하였듯이, 원단을 풀어주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필름합포기의 경우는 원단과 필름을 함께 풀어줍니다.
챔버 오븐(Oven)
챔버는 전열식을 열을 가하여 열풍을 불어넣어 줍니다. 원단과 필름이 언와인딩 된 후, 챔버로 투입이 될 때는 가이드를 따라가면서 어느정도 가접착 형태로 로딩이 됩니다. 이 가접착된 원단이 챔버를 통과할 때, 핫멜트 필름이 충분히 녹아서 원단을 접착하게 됩니다.
챔버의 투입과 취출단에는 압착롤이 있어서 녹는 핫멜트 필름과 원단을 충분하게 압착해주어 합포가 제대로 되도록 하며, 챔버를 통과한 후에는 팬에 의해 냉각을 시키고, 닙(NIP) 롤을 한번 더 통과시키면서 압착을 더해 줍니다.
쿨링 시스템(Cooling System)
열에 의해서 건조된 합포원단을 식혀주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리와인딩 시스템(Rewinding System)
리와인딩 시스템은 합포가 완료된 핫멜트 필름과 원단을 다시 감아주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이해를 돕기위하여 참조할 수 있는 동영상을 아래에 링크로 걸었습니다. 아래는 핫멜트 필름방식이 적용된 합포기의 동영상입니다.
핫멜트 어플리케이터를 적용하는 방식
핫멜트 어플리케이터는 필름방식과는 다르게 핫멜트를 녹여서 액체상태로 설비에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아래의 동영상 링크를 참고하시면 좀 더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핫멜트 어플케이터에서 녹여진 핫멜트 접착제는 합포기의 롤코터에 공급이 되어집니다. 롤코터에는 원단이 투입되게 되고, 원단에 코팅된 핫멜트는 압착롤을 통과하면서 합포가 되게 됩니다.
아래 그림에서는 핫멜트 어플리케이터를 이용시 합포하는 시스템의 한 예시를 보여줍니다. 코터(Coater) 부분에 녹여진 핫멜트가 공급되면 롤에 의해 핫멜트를 전사하여 코팅하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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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멜트 어플리케이터 적용 사례 |
앞서 언급하였듯이 공장의 상황이나 선호도에 따라서, 설비를 구입하여 선택할 수 있습니다. 관리적인 측면에서는 핫멜트 필름방식의 합포기가 낫습니다.
핫멜트 어플리케이터 적용 합포기의 구성
이 방식의 경우, 수성합포기와 유사한 롤코터 구조를 가집니다. 다만, 공급되는 케미컬이 녹여진 핫멜트 형태입니다.
- 언와인더
- 롤코터 + 어플리케이터
- 리와인더
스티커 합포기
스티커 합포기는 또 무엇일까요? 스티커 합포기는 원단과 이형지를 결합하여 합포하는 기능을 가진 합포기입니다. 이 경우는 원단+접착제+이형지 로 구성되는 원단의 배열을 가집니다.
스티커 합포물의 용도
그러면, 스티커 합포물은 어떠한 경우에 필요한 것일까요? 신발의 갑피를 제작하는 공정에서 자세히 살펴보면, 특정 부품의 경우는 재단 후, 해당 부품의 이형지를 떼어내고 가접착하는 방식으로 갑피에 접착하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아래 그림과 유사한 형태의 구조를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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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합포기 기능구분, 예싱합포기(yessing machine) |
스티커 합포기의 구성
- 언와인더
- 롤코터
- 히팅 챔버
- 리와인더
정리하며
합포공정과 사용되는 설비(합포기)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설명하였지만, 위의 내용만으로도 합포공정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어느정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서두에서도 언급하였듯이 합포공정은 신발 갑피를 제조하는 공정의 처음입니다.
갑피를 제작하는 공정에서는 항상 합포를 먼저 염두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