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전쟁과 신발산업의 영향

통상적으로 양안(兩岸)이라 함은 중국과 대만을 칭하는 단어로 서안(대륙)과 동안(대만)을 의미합니다. 이렇듯 양안관계는 한국과 북한처럼 남북관계에 필적할 만한 관계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양안전쟁이 발생할 경우 신발산업에 어떠한 영향이 미칠지 가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신발 이야기와는 좀 다른 생뚱맞은 내용이 될 수는 있으나, 신발산업에 있어서 대만과 중국이 가지는 비중이 높아 한 번쯤은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양안전쟁
양안전쟁과 신발산업의 영향


신발공장의 미래전략 정책의 부재

지난 코로나 사태를 통해서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신발공장에서의 대응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우리는 보았습니다. 다른 산업군에서도 그러한 글로벌적 전염병 위리는 처음 겪어보는 상황이라 어찌할 수는 없었겠으나, 그 과정에서 신속한 의사결정과 적절한 대응을 했다기 보다는 이리저리 발만 동동 구르고 우왕좌왕 하는듯한 모습이 비치었습니다.

각 신발회사마다 기획팀이나 전략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부서들은 주로 투자에 대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들여다 보는 역할을 합니다. 국내외 투자를 통해 회사가 얼마나 수익을 가져올 수 있는가? 투자의 가치는 있는가? 투자 효과는 어떠한가? 등이 되겠습니다. 


아쉬운 부분중의 하나,

오늘 날 시대를 표현한다면 정보의 양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시대이자 얼마 만큼 빨리 그 정보를 해석하고 대응하는지가 중요한 속도의 시대입니다. 미국에서의 금리 인상 혹은 인하에 대한 결정이 곧 세계의 각국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중동에서 발생한 전쟁이 세계의 오일 가격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신발 공장에서는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며, 넘쳐나는 정보들에 대해 분석하고, 대비책을 시나리오로 구성하는 역할이 미흡해 보입니다. 국제적 정세와 경제적인 정보를 바탕으로한 미래에 닥칠 가능성에 대한 전략수립과  각각의 시나리오에 대한 정책이 부재하다는 것입니다. 

'업체마다 그런 전략이 있는데, 기밀이라 오픈이 안되어 일반적으로 직원들이 잘 모를수도 있지만, 대내외적으로 비춰지는 상황을 본다면 없는 것 같아 보입니다.'


신발 산업과 관련된 대만의 인프라

신발산업에 있어서 대만이라는 나라는 의외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만에는 신발과 관련된 주요 기계업체, 자재업체들이 있으며, 신발을 직접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들의 본사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대만의 산업은 다음과 같이 간략히 요약됩니다.

  • 태북(타이뻬이) : 주로 전자 산업이 활성화된 지역
  • 태중(타이중) : 기계 산업이 활성화된 지역
  • 태남(타이난) : 친환경, AI, 관광 등으로 대두되는 지역

대만이라는 나라는 전기전자 및 IT 관련하여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기업들이 ASUS, Gigabyte, MSI, ASML, Synology, Foxconn 등과 같은 기업들이 있으며, 신발과 관련된 굵직한 기계관련 기업들도 많습니다. 예를들면, IP설비를 제작하는 King Steel, 프레스 설비들을 제작하는 Tienkang, 파이론 프레스를 만드는 CTM 등과 같은 업체일 것입니다.

이러한 업체들은 신발공장에서 특히 가공공정에서 핵심적이며, 중요도가 높은 설비들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만약, 중국과 대만에 전쟁이 발생한다면 신발공장에서는 이러한 설비들에 대한 공급과 유지보수에 대한 리스크는 상당히 높아질 것입니다.

미드솔과 아웃솔이 없는 신발을 만든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업체들은 이러한 미드솔과 아웃솔과 관련된 설비를 만드는 업체들이기 때문에 양안전쟁이라는 사안이 결코 가벼운 이슈가 아닌 것입니다.


대만 본사와 중국 공장

신발 기계를 만드는 대만 업체들은 대부분 본사를 대만에 두고 있습니다. 설비의 난이도와 수익성을 고려하여 대만에서 기계를 제작하기도 하며, 중국 공장에서 제작을 하기도 합니다. 그 뿐 아니라, 철강 가격과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 공장에서 많은 부품들을 납품 받기도 합니다.

비단 신발 기계뿐만 아니라 여러 산업에 걸쳐서도 유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양안전쟁이 발발한다면 이러한 두 나라간의 무역관계와 산업의 생태계는 철저히 파괴 될 것입니다. 전쟁기간이 얼마나 이어지던간에 세계적으로 여러 산업 분야에 미칠 파급력과 영향력은 상당할 것입니다. 

빅테크와 관련된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적으로 위축될 것이고, IT 관련산업과 디바이스 영역도 그러할 것입니다. 더군다나 신발 산업과 관련하여서 신발공장도 당연하게도 이러한 영향력 아래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중국 신발기계 업체와 자재업체

품질과 내구성, 기술적인 면에서는 다소 수준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중국내에도 수많은 신발기계와 자재 업체들이 존재합니다. 양안전쟁이 발발한 경우라도 이러한 업체들에서 기계, 부품, 자재 수급이 가능할지는 아직은 모를 일입니다.

정치적으로 미국이라는 나라가 양안전쟁에 당연히 개입될 수 밖에 없고,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 무역과 수출에 대한 차단과 압박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무역활동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았듯이 미국과 EU연합이 러시아의 무역활동을 철저히 차단한 것을 보면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국과 같이 정치적인 결을 같이하는 러시아, 베트남, 북한은 또 어떨지 모를 일입니다. 베트남에 수많은 신발공장들이 있기 때문에 같은 공산주의 국가로 연합전선을 구축한다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의 기계나 자재 수출이 가능할 법도 합니다만, 신발 주요 브랜드 회사들은 또 미국과 관련되거나 본사를 두고 있는 회사들도 많다보니 이게 보기보다는 복잡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예를들면, 나이키, 뉴발란스 등과 같은 브랜드가 미국 브랜드이고, 아디다스와 같은 브랜드는 독일 브랜드 입니다. 대부분은 신발 브랜드는 미국과 동맹을 함께하는 나라들의 브랜드이며, 이는 국가적인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베트남이 중국과 손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동일한 공산주의 국가 노선을 가지고 있으나, 의외로 베트남은 중국을 싫어합니다. 영토에 대한 분쟁도 두 국가간에 잠재적인 불씨로 남아 있고, 국민적 정서에서도 베트남은 중국을 우방처럼 여기지 않습니다.즉, 양안전쟁 발발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적 위치를 가져갈 수도 가능성이 있습니다.

베트남의 산업전반에 투자한 나라들은 대부분 미국과 정치적 동맹의 결을 같이하는 나라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 일본, EU연합, 영국, 호주 등과 같은 나라가 있습니다. 한국의 삼성을 예시로 들어 본다면 삼성은 하노이를 중심으로 스마트폰 공장을 엄청난 규모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폰을 베트남에서 만들어 미국과 유럽 등으로 수출을 합니다. 베트남이 미국과 동맹국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는 양안전쟁이 발생한다면, 베트남은 중립적 위치에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신발 브랜드의 제조역량 감소와 손실

세계적인 신발 브랜드 중에서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시장점유율이 1,2위를 하는 브랜드입니다. 양안전쟁시 이들 브랜드의 입장에서 예상되는 위협요소와 손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나이키를 예시로 접근해 보겠습니다.

첫번째, 대만계 공장(파우첸, 펭타이)의 공장운영 차질이 불가피하게 됩니다. 이로인한 생산 캐파가 엄청난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나이키의 빅4 공장은 대만계 업체는 파우첸, 펭타이가 있고, 한국계 업체는 태광과 창신이 있습니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보더라도 두개업체(파우첸, 펭타이)의 생산 캐파가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만약, 두 업체의 본사가 털린다면, 그래서 영업과 오더, 회사 운영에 대한 기능이 마비된 다면, 사실상 공장 셧다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파우첸과 펭타이가 양안전쟁에 대한 대비 시나리오를 가져간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긴 할 것입니다.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 해외공장에  본사의 기능에 대한 백업 계획을 수립해서 대처하도록 한다면 그 캐파 손실은 어떻게든 최소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나이키로부터 양안전쟁에 대한 이슈화나 언급 등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그런 대비는 없어보입니다.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기밀사항일 수도 있겠습니다. 


둘째는 자재 수급의 어려움으로 인한 신발공장들의 생산능력 저하입니다. 

전쟁으로 인해 글로벌적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자재 수급에 대한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코로나 시기에 글로벌적으로 산업전반이 영향을 받았던 것을 복기해 본다면, 이해가 쉬워질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신발에 들어가는 자재들에 대한 수급이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국제적으로 원유값 상승의 요인이 생길 것이고, 공장에서의 생산이 용이해지지 않을 것이며, 해상 운송비용이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이로인해 원단같은 자재 생산이 어려워질 것이며, 물류비용 증가로 자재의 단가등이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고스란히 신발공장에 제조단가상승이라는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며, 이로 인해 생산능력이 저하될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대만계 자재회사들도 동일한 영향권 아래 있기 때문에 자재확보는 가장 큰 영향력과 여파를 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셋째는 글로벌 적인 경제침체로 인한 소비시장 위축입니다.

기름값 상승, 물류비용 증가, 다양한 산업에서의 자재수급 불가, 물가상승, 소비시장 위축은 그냥 예상되는 부분입니다. 

중국이라는 나라로 부터 받는 영향력을 살펴본다면, 오늘 날 중국에서의 공산품을 대체할 만한 나라가 있을까요? 각종 철강, 중간부품, 자재, 소비재, 곡식 등과 같이 공산품에 대해서 중국의 엄청난 공급에 대해 의존도가 낮으면서 경제적으로 독립되어 자유로운 나라가 몇 개국이나 있을까요?

중국으로부터의 공급이 모두 막혀버린다면, 세계적인 경기위축과 소비시장 침체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당장 볼펜 한 자루조차도 구하기 어려워질 것이며, 각 종 소비용품, 공산품들을 구하기도 어려워지고, 가격도 천정부지로 상승할 것입니다. 

아, 요소수 대란이 생각나네요.

이로인해 국제적으로 소비가 위축될 것이고, 의식주의 우선순위를 매겨볼 때, 소비재에 속하는 신발은 어떨까요? 신발공장에서 신발을 만들어도 이전 만큼 판매가 되지 않을 것이며, 위에서 언급한 사유로 인해 그 가격도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신발공장은 무엇을 준비해야하는가?

양안전쟁과 같은 위기가 찾아온 다면, 사실 가지고 있을 만한 카드가 그리 많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럼에도 신발공장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나리오를 짜고, 백업 플랜(Master Plan B)를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 첫째, 대체할 수 있는 자재업체를 확보하고, 장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둘째, 우선순위가 높고 품질과 관련된 기계와 설비에 대한 대체 방안을 수립해야 합니다.
  • 셋째, 생산모델을 단순화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대응책이 있어야 합니다.
  • 넷째, 고객과의 핫라인을 바로 가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다섯째, 필요하다면 몸집을 줄여야 합니다. 


강한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고,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에, 부정할 수 없는 문장입니다. 양안전쟁이라는 것이 어쩌면 허무맹랑할 수도 있고, 글로벌 적인 관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서, 그래서 더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발생하면 어찌될까요? 글로벌적인 감염병(코로나)에 대한 우려와 사전에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만, 발생하고 난 뒤 우리는 어찌해야할 지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책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한 번쯤은 이러한 가능성을 바로보는 시각을 가져봄은 어떨까 싶습니다. 오랜만에 쓴 글은 이것으로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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